금일(7일)부터 이른바 ‘가짜뉴스 근절법’ ‘77법’ 등으로 불리는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이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지난해 국회 본회의 통과와 함께 12월 30일 국무회의에서 의결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은 올해 1월 6일 공포 이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금일(7일)부터 본격 시행된다.
금일(7일) 시행되는 개정 정보통신망법(일명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은 고의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타인에게 피해를 준 유튜버 등 정보 게재자에게 손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부과하고, 불법·허위정보 판결이 확정된 내용을 반복 유통하면 최대 10억 원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개정안에 따르면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 또는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조작된 정보를 허위·조작 정보로 본다. 이를 알면서도 타인에게 손해를 끼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유통하면 책임을 물을 수 있도록 했다.
정부는 이번 개정안이 온라인 표현 자체를 규제하는 것이 아니라 불법성이 확인된 허위조작정보의 반복 유통과 수익화를 막기 위한 조치라는 입장인 반면,야당은 입틀막법이라고 강하게 비판하고 있으며,언론계에서는 허위와 의견·비판의 경계가 모호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그러나 여론조사꽃이 7월 3일∼7월 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를 대상으로 정보통신망법 개정안 인식을 조사한 결과, 전화면접에서는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라는 응답이 61.6%로 과반수를 훨씬 웃돌았다.
반면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조치’라는 응답은 33.7%였다.
같은 기간 ARS 조사에서도 ‘가짜뉴스 확산을 막기 위한 조치’가 53.2%로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킬 수 있는 조치’ 34.6%보다 높았다.그동안 가짜뉴스와 허위조작 정보에 대한 국민들의 반감이 반영된 수치로 풀이된다.
금일(7일) 시행되는 개정안의 주요 내용은 그동안 법령에 없던 '허위정보'와 '조작정보'의 개념을 처음으로 명문화한 데 있다. 개정안은 허위정보를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 조작정보를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로 정의하고, 이 둘을 합쳐 '허위조작정보'로 통칭했다.
다만 내용이 틀렸다고 모두 규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다. 개정안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았고(고의) △타인에게 손해를 가하거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으며 △타인의 인격권·재산권,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에 한해 유통을 금지한다. 풍자와 패러디는 규제 대상에서 명시적으로 제외됐다.
핵심 조항은 신설된 제44조의10항이다. 종전 정보통신망법에는 허위정보 유통에 대한 별도 손해배상 규정이 없어 피해자는 민법상 불법행위(민법 제750조) 법리에 의존해야 했다. 개정안은 이를 명문화했다.
우선 고의·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통해 손해를 끼치면 배상 책임을 진다(제44조의10 제1항). 손해액 입증이 어려운 경우 법원이 5,000만원 범위에서 손해액을 직권 산정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됐다(같은 조 제2항).
이른바 '징벌적' 성격의 가중손해배상도 도입됐다. 정보 전달을 업(業)으로 하고, 게재 수·구독자 수·조회 수 등이 대통령령 기준에 해당하는 게재자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 유통한 경우 법원은 인정 손해액의 5배를 넘지 않는 범위에서 배상액을 정할 수 있다(같은 조 제3항).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이하 방미통위)가 확정한 시행령은 그 적용 대상을 '직전 3개월간 총 3회 이상 정보를 게재해 광고 등 수익을 얻는 자 중 구독자 10만명 이상 또는 월평균 조회수 10만회 이상'으로 구체화했다.
◆반복 유통하면 10억원 이하 과징금 부과
두 번째 주목할 포인트는 과징금이다. 정보 전달을 업으로 하는 자가 법원에서 △유죄판결이나 △손해배상판결이나 △언론중재법 제26조에 따른 정정보도청구 판결 을 받아 불법·허위조작정보로 확정된 정보를 정보통신망에 2회 이상 유통한 경우 방미통위는 10억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제44조의24).
과징금 부과 대상은 플랫폼(포털사이트 등) 사업자가 아니라 '수익형 반복 게재자(유튜버 등)'이고 플랫폼(포털사이트)에는 별도 의무가 부과된다. 전년도 말 기준 직전 3개월 하루 평균 이용자 수(DAU) 100만명 이상인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는 허위조작정보 대응 운영정책을 마련하고, 신고 접수·처리 결과를 통지하며, 6개월마다 투명성 보고서를 공표해야 한다(제44조의14).
SNS·온라인 커뮤니티·동영상 공유 서비스가 대상이며, 애초 검토된 검색서비스와 오픈마켓은 규제합리화위원회 권고에 따라 최종 제외됐다. 그러나 유튜브·인스타그램·엑스(X)·페이스북·디시인사이드 등은 포함된다.
정부는 플랫폼(포털사이트) 사업자에 대한 형사처벌 규정은 없으며, 카카오톡 같은 폐쇄형 개인 간 대화는 규제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다만 오픈채팅처럼 불특정 다수가 참여하는 공개형 서비스는 규제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시행을 앞두고 주요 플랫폼(포털사이트 등)은 신고·처리 체계 정비에 나섰다. 네이버는 기존 이용약관과 게시물 운영정책만으로도 허위 사실에 대응할 수 있다는 입장이며, 카카오는 개정법에 맞춰 불법·허위조작정보 신고 기능과 운영정책 변경을 공지했다.
글로벌 플랫폼의 대응 방식은 '삭제'보다 '노출 제한'에 방점이 찍힌다. 메타는 허위조작정보 대응을 삭제·축소·알림으로 구분해, 단순히 사실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즉각 삭제하지 않되 외부 팩트체크 기관이 거짓으로 평가한 콘텐츠는 노출을 줄이거나 경고 라벨을 붙인다. 엑스(X)는 전쟁·재해, 합성·조작, 선거·투표 3개 범주에 별도 정책을 두고 국내에서 신고 기능을 시험 중이며, 구글도 유튜브 등에 적용할 방안을 마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 SNS 글도 처벌'은 오해
시행 전 온라인에서는 "내가 SNS에 올린 글도 처벌 대상이냐"는 불안감이 확산됐다. 그러나 조문 구조를 보면 이는 상당 부분 오해에 가깝다. 가중손해배상과 과징금은 모두 △수익형 대형 게재자를 대상으로 하고 △과징금의 경우 법원의 확정판결을 전제한다.
방송미디어통신위는 "신고가 접수됐다는 이유만으로 곧바로 허위조작정보로 판단되는 것은 아니다"며, "단순한 의견 표명이나 비판, 정치적 주장 자체는 규제 대상이 아니다"고 강조했다.그러나 SNS나 댓글을 통해 가짜뉴스나 허위 조작정보를 퍼나르거나 쓰는 경우 징벌적 손해배상을 당할 수도 있어 주의가 요망된다.
개정법은 남용 방지 장치도 함께 뒀다. 공공복리 등 공공의 이익을 위한 정보는 가중손해배상 대상에서 제외되며(제44조의10 제5항), 진실이라고 믿을 상당한 이유가 있거나 피해자 동의를 얻은 경우 배상 책임이 면제될 수 있다.
또한 정당한 비판·감시 활동을 방해할 목적의 가중손해배상 청구, 이른바 전략적 봉쇄소송(SLAPP)에 대해서는 피고가 법원에 중간판결을 신청할 수 있고, 그 선고 시까지 소송 절차가 중지된다.(제44조의11)
종합하면 근거없이 타인의 인격권(초상권 음성권 포함)을 침해하는 허위조작정보나 가짜뉴스를 퍼나르거나 게재할 경우 한층 강화된 처벌규정에 따라 큰 징벌적 손해배상을 당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주은철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