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젊은 층을 중심으로 술을 멀리하는 분위기가 점점 퍼지는 가운데, 지나치게 많은 양의 음주를 하는 비율이 최근 2년 사이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일(13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17개 시도의 월간 폭음률 중앙값은 33.8%였다.이 수치는 2023년 35.8%로 2년 연속 올랐다가 이후 다시 2년 내리 하락한 수치다.
월간 폭음률이란 최근 1년 동안 월 1회 이상,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의 경우 *소주 7잔(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자의 경우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 음주한 비율을 뜻한다.(*소주 7잔은 소주 약 1병에 해당한다.)
지난해 월간 폭음률은 울산이 39.2%로 가장 높았다.
작년 월간 폭음률은 세종이 28.2%로 가장 낮았지만, 전년 대비 수치가 가장 큰 폭으로 하락한 곳은 전북(34.0→28.9%)이었다.
다른 모든 시도에서 감소한 것과 달리 충북은 월간 폭음률이 2024년 38.6%에서 작년 38.7%로 소폭 올랐다.
'최근 1년 동안 한 달에 1회 이상 술을 마신 비율'을 뜻하는 월간 음주율의 경우 전국 17개 시도에서 최근 1년 사이 모두 내렸다.
비교하고자 하는 집단 간 인구 구조 차이를 보정한 통계치인 표준화율을 기준으로 했을 때 월간 음주율은 광주가 2024년 59.5%에서 지난해 55.1%로 가장 큰 폭(-4.4%포인트)으로 하락했다.
한때 '부어라 마셔라' 식의 음주 문화가 팽배했던 20대 사이에서도 음주율은 대체로 하락 추세다.
충북(61→61.6%), 제주(64.7→70.7%)를 제외한 전국 15개 시도 20대의 월간 음주율은 같은 기간 일제히 하락했다.
특히 세종 20대의 경우 이 기간 월간 음주율이 68.3%에서 50.5%로 무려 20%포인트(p) 가까이 하락했다.
이러한 음주문화의 변화로 국내 숙취해소제 시장도 차갑게 식고 있다. 한때 직장인들의 '회식 필수품'으로 통하며 승승장구하던 주요 제품들이 음주 인구 감소와 회식 문화 변화라는 거대한 파고를 넘지 못하고 줄줄이 역성장을 기록했다.
제약업계에 따르면 숙취해소제의 대명사격인 '여명808'을 생산하는 그래미는 지난해 매출 약 146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22% 급감한 수치다. 실적 악화는 수익성 저하로 이어졌다. 지난해 영업손실은 15억 원으로, 전년(-5억원)보다 적자 폭이 3배가량 늘어났다.
업계 1위인 HK이노엔의 '컨디션' 역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해 컨디션 매출은 521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감소했다. 코로나19 이전인 2018년 매출 800억원대를 구가하던 시절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전체 매출에서 컨디션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6.6%에서 지난해 4.9%로 주저앉았다.
조아제약의 '조아 엉겅퀴'는 상황이 더 심각하다. 지난해 매출액 4억 4800만 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반토막이 났다. 동아제약의 '모닝케어' 또한 지난해 매출 100억 원에 그치며 성장이 정체된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 이후 회식이 눈에 띄게 줄어든 데다 건강을 중시하는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음주 문화 자체가 변했다"며, "기존의 숙취 해소 이미지를 넘어 젤리, 환, 제로 칼로리 등 다양한 제형 변화와 건강한 이미지 구축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주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