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광양에 있는 4년제 대학인 한려대와 전북 남원에 있는 서남대 의과대학이 2018학년도부터 각각 폐교, 폐과된다. 서남대 의과대학은 제천명지병원 재단인 명지의료재단이 2015년 인수계획을 발표하고 제천명지병원을 서남대 의과대학부속병원으로 재탄생시킨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적이 있어 씁쓸한 뒷맛을 남게 한다.

사진-2015년 7월1일 서남대의료원장에 김세철 전 명지병원장을 임명했다고 홍보한 자료사진으로 7월8일 서남대의료원장 취임식 모습

교육부는 설립자의 교비 횡령과 부실대학 지정으로 위기에 놓인 서남대의 옛 재단이 학교 정상화 방안으로 한려대를 폐교하고 서남대 의대를 폐과하는 내용의 자구 계획을 제출했다고 금일 (7일) 밝혔다.

한려대와 서남대 의대의 설립자 이홍하씨는 교비 330억원을 횡령한 혐의 등으로 최근 실형이 확정됐다. 서남대는 또 지난해 교육부의 1주기 대학구조개혁 평가에서 최하위 등급인 E등급을 받아 재정지원과 장학금·학자금 대출 제한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서남대는 학교 정상화를 위해 재정기여자 영입 등을 추진해 왔으나 별 성과를 거두지 못하자 자체 정상화 방안을 마련했다.

정상화 방안에는 의대를 폐과하고 녹십자병원과 남광병원, 남원병원, 옛 광주예술대 건물과 수익용 재산 등 약 460억원 규모의 유휴 교육용 기본재산을 매각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서남대는 2018학년도부터 남원캠퍼스는 일부만 평생교육원으로 활용하고 아산에 있는 제1캠퍼스 체제만 유지할 계획이다.

서남대 입학정원은 900명, 이 가운데 의대 정원은 40명(의대 재학생 약 240명)이다. 의대가 폐과되면 재학생들은 인근 의대로 특별 편입된다.

정상화 방안에는 또 설립자가 같은 대학 중 한려대를 자진폐교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한려대 재학생은 370명 규모로, 역시 폐교가 결정되면 재학생은 교육부와 협의해 교육여건이 좋은 다른 대학으로 특별 편입학을 추진할 계획이다.

한려대는 재학생의 대부분이 보건의료 계열이다. 만약 2017학년도에 학생을 모집하게 될 경우 기존 재학생과 2017학년도 신입생 모두 서남대의 관련 학과 정원으로 편입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서남대가 대학구조개혁평가에서 하위등급을 받아 교육부의 컨설팅이 진행 중인 만큼 컨설팅을 마친 뒤 정상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이번 정상화 방안은 교육부가 2015년부터 추진한 대학구조개혁 평가에 따른 폐교 조치로 의미가 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대학구조개혁 평가 이전에도 부실 대학에 대해 교육부가 강제 퇴출 조치하거나 자진 폐쇄한 사례가 더러 있었으나 정부가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한 선제적 대응 방안으로 대학구조개혁 평가를 시작한 이후 폐쇄 대학이 나오기는 처음이다.

한편 명지의료재단은 2015년 3월에 열린 제천명지병원 개원 4주년 기념식에서 제천명지병원을 2016년부터는 서남의대부속병원’으로 편입시켜 중부내륙권을 대표하는 명실상부한 대학병원으로 새롭게 태어나게 할 것이라고 밝혀 지역사회의 이목을 끈 바 있다.

또한 명지병원 관계자는 서남의대 부속병원이 되면 의대생들의 교육을 위한 제반 시설이 갖춰지게 되며, 교육을 담당할 교수진과 첨단 의료장비 등의 대폭적인 보강으로 질 높은 의료서비스가 가능하게 된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