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광역단체는 2013년 법무담당관실에 근무할 행정 7급 변호사의 채용 공고를 냈다. 당시 전국 자치단체들이 변호사를 행정 5급으로 뽑는 추세여서 법조계에서 직급이 낮다며 반발이 있었다. 그 때문인지 지원자는 단 2명이었다.
선발된 변호사 1명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사직했다. 변호사 경력을 호봉으로 인정해 줬을 뿐 행정직 7급과 같은 낮은 월급을 주었기 때문이라고 한다. 다시 직급을 올려 2015년 6급 로스쿨(법학대학원) 출신 변호사 1명을 선발했다. 이 변호사는 아직 근무 중이다.
이 광역자치단체는 2014년 회계사 자격증 소지자 1명을 7급으로 채용했다. 이 회계사도 1년이 안 돼 그만뒀다. 역시 행정 7급에 해당하는 낮은 급여가 문제였다.
이 광역자치단체는 2월 중에 의사·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 채용을 위한 경력경쟁 임용시험계획을 공고한다. 그동안 전문직은 임기제 계약직으로 주로 뽑았으나 올해부터 장기 근무를 유도하기 위해 신분을 보장해 주는 일반 정규직으로 선발한다.
3월 중 서류심사와 면접을 거쳐 합격자를 뽑는다. 선발 인원은 의사 3명, 변호사 2명, 회계사 1명이다. 그런데 이들의 직급은 의사가 5급, 변호사가 6급, 회계사가 7급이다. 직종에 따라 공무원 대우에 차이가 나는 것이다.
이들의 연봉은 경력(재직 기간, 즉 호봉)을 얼마나 인정받느냐에 따라 결정된다. 정부가 발표한 올해 급여는 6급 1호봉이 월 192만9300원, 2호봉이 201만9000원이다.
하지만 의사는 대부분 자치단체 산하 보건소장 보직을 받기 때문에 중도에 그만두는 경우가 많지 않은 편이다.
변호사의 경우 7~8년 전까지만 해도 5급 채용이 대세였으나 로스쿨 제도 시행 등으로 연간 변호사 배출 숫자가 많아지면서 직급이 낮아졌다. 앞으로 지원자가 다시 늘면 직급은 더 낮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회계사의 경우 상수도·하수도 업무와 관련한 예산 관리·집행 등의 업무를 주로 한다. 하지만 급여가 적은 데다 격무에 시달린다고 알려지면서 지원자가 적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이 밖에 공개 경쟁으로 뽑는 기술직인 약무직(약사·한의사·한약사)과 수의직은 7급 대우를 해준다. 간호사는 8급이다. 이들은 자격증이 있어도 필기시험을 보고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야 선발된다. 자격증 소지자가 많아 선발 과정이 까다로운 셈이다.
한 인사담당관은 “복잡해지는 행정 이슈에 대응하기 위해 자치단체가 전문직 공무원을 늘리는 추세”라며 “채용자의 직급이 너무 낮으면 지원자가 적거나 이직이 많고, 직급이 너무 높으면 기존 공무원과의 위화감 때문에 자격증 소지자의 적정 ‘몸값’을 고려한다”고 말했다.(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