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충북도의회는 올 한해 '한 지붕 세 가족'으로 나뉘어 갈등과 반목을 거듭해왔다.
전반기 의회 때는 여야가 '감투'를 놓고 다투더니 후반기 의회 원 구성을 놓고 새누리당 의원들이 주류·비주류로 갈리고, 야당과도 불협화음을 내면서 3등분 됐다.
후반기 의장 후보 선출을 앞두고 지난 7월 초 대척점에 섰던 새누리당 주류와 비주류 의원들은 아직도 앙금을 씻어내지 못했다. 지지세력 확보를 위해 특정 의원이 금품을 돌렸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경찰이 수사에 나서면서 상생·화합은 더욱 요원해졌다.
여야 갈등의 골도 깊다. 지난 9월 구성된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에는 새누리당 의원들만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 2명이 포함됐지만 특위 활동에 불참하면서 여야의 대화는 사실상 중단된 상황이다.
후반기 의회를 이끄는 김양희 의장으로서는 '한지붕 세 가족'이 돼 이합집산하는 도의원들을 화합·소통시켜야 하는 숙제를 떠안고 있다.
새누리당 도의원들이 반으로 나뉜 때는 지난 7월로, 다수당 몫인 의장 후보 선출이 시발점이었다.
김 의장을 주축으로 한 주류와 2표 차로 고배를 마신 강현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는 이후 매 사안마다 신경전을 벌여왔다.
비주류 의원들은 스스로 '제3당'이라고 자처했다. 새누리당이라는 울타리 내에 있지만 주류와 함께 할 수 없다며 분명한 선을 그은 것이다.
지난 9월 '청주 항공정비(MRO)산업 점검 특별위원회' 구성을 새누리당 주류가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갈등은 더욱 커졌다.
이 특위 구성이 자당 소속 이시종 지사를 겨냥하려는 의도라고 판단한 민주당 의원들이 특위 구성의 절차상 하자를 문제 삼아 김 의장 불신임 추진에 나서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흘렀다.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들이 민주당에 힘을 보태면 도의회 역학 구도가 바뀌는 것은 물론 김 의장이 불신임으로 몰릴 수 있는 다급한 처지에 놓였다.
수적 열세에 몰린 김 의장이 도의회 내분이 자신의 불찰이라며 고개 숙이고, 비주류가 요구하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까지 내주면서 사태는 봉합되는 듯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일단 김 의장의 사과를 수용, 의회 정상화를 꾀하려 했다. 반면 새누리당 비주류는 여전히 김 의장에 대한 반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강성인 이언구 전 의장이나 강현삼 의원을 중심으로 한 비주류가 '딴죽'을 걸면 당내 계파 갈등은 물론 다소 수그러든 도의회 내분은 언제든 다시 불거질 수 있다.
민주당 의원들과의 관계 개선도 시급하다. 여야 갈등을 촉발했던 청주 MRO산업 점검 특위가 지난 9월 이후 4개월째 가동 중이다.
특위 위원은 새누리당 5명, 민주당 2명이지만 민주당 측은 특위 운영을 반대하면서 7차례의 회의에 모두 불참했다. 새누리당은 회의 진행·의결을 할 수 있는 정족수에 문제가 없다는 점을 들어 홀로 특위를 가동하고 있다.
민주당 측은 대안 모색은 뒤로 한 채 아시아나항공이 지난 8월 충북도와 결별하게 된 이유만 추궁하는 새누리당의 의도가 불순하다고 여기고 있다.
차기 지방선거를 겨냥한 이 지사 흠집내기 의도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김 의장이 MRO 특위 구성 당시 회의 진행에 미숙했던 점을 인정할 때까지 3차례나 의장 불신임 결의안을 도의회 사무처에 제출하는 공세를 취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앙금은 여전히 남아 있다. 지난달 개회한 352회 정례회에서 내년도 예산안을 심의하면서 새누리당 김 의장과 민주당 소속인 이시종 지사 관련 예산을 서로 삭감하는 감정 다툼이 이어졌다.
민주당이 매년 관행적으로 납부하던 시·도의회 의장 협의회 부담금 4천570만원을 전액 삭감한 것이 발단이었다. 의회사무처 인사권 독립이나 보좌관제 신설 등이 지지부진한 것은 이 협의회가 제대로 활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달았다.
이에 맞서 새누리당도 충북도가 해마다 시·도지사 협의회에 내 온 부담금 1억5천만원과 이 협회의 국제 사업비와 분담금 9천860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삭감된 양측의 예산은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모두 되살아났지만 깊은 골이 파였던 여야 의원들이 소모적인 감정싸움을 했다는 비판을 면치 못했다.
김양희 의장은 "상반된 의견을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올해 불거졌던 일들을 반면교사로 삼아 상생·화합을 도모할 수 있도록 스킨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