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확인을 제대로 하지 않고 지방선거 이틀 전 후보자에게 치명적인 내용의 비리 의혹을 보도한 충청권 지역 일간지 기자들에게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대법원 3부(주심 박보영 대법관)는 시장선거 후보자의 친형이 5억원을 받았다는 내용의 허위사실을 보도한 혐의로 C신문 이모(55)국장 등 충청권 지역 일간지 기자 2명에게 각각 벌금 7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지난 6일 밝혔다.
이씨 등은 2014년 6·4 지방선거 이틀 전인 6월2일 오후 '시장 후보의 친형이 인허가에 편의를 봐주는 대가로 건설업체에서 선거자금 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검찰이 수사 중'이라는 취지의 기사를 인터넷에 실은 혐의(공직선거법 위반 등)로 기소됐다.
이들은 검찰에 진정을 넣은 제보자를 당일 점심 때 만나 취재한 뒤 곧바로 기사화했다. 진정을 토대로 한 검찰 첩보보고서를 가지고 있었지만 수사상황을 확인하거나 건설업체 또는 시장측 반론을 듣지 않았다. 계좌추적 등 검찰 수사결과 별다른 혐의가 없었다.
이씨 등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이었던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법원은 제보 내용에 신빙성이 떨어지는 점을 알면서도 추가 확인 없이 기사를 썼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제보자는 법정에서 "건설업체를 몇 차례 고소했는데 무혐의도 나고 억울해서 고발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진술했다.
1심은 "제보자가 과장되거나 추측한 내용을 일방적으로 검찰이나 언론에 제보할 가능성을 충분히 인식할 수 있었는데도 객관적 자료 등을 전혀 확보하지 않은 상태에서 기사를 작성했다"고 지적했다.
1심은 "선거일에 임박해 제기되는 의혹은 해명할 시간적 여유가 극히 부족하고 선거인들에게 미치는 영향력이 상당히 크므로 매우 신중하게 이뤄져야 한다. 보도시점과 광범위한 전파성 등을 보면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벌금 700만원을 선고했다. 이 판결은 그대로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