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민들을 당혹스럽게하는 일들이 잇달아 일어나고 있다. 선거구 획정 지연 사태와 함께 이번에는 4,13 총선 연기론이 강하게 흘러나오고 있다. 중앙선관위는 마지노 시점을 24일로 잡은 반면 여,야는 29일까지는 시간이 있다며 러시안 룰렛게임을 멈추지 않고 있다.
본보는 이미 지난 1월12일자 보도에서 12월말까지 선거구획정 관련 법안을 통과시키지 않으면 신규 예비후보 등록을 받을 수 없고 이미 등록한 예비후보들도 각종 선거활동을 중단할 수 밖에 없다고 경고한 사항들을 뒤집어 "국회의원 선거구 구역표가 입법될 때까지 종전 선거구 구역표를 적용해 신규 예비후보자 등록신청을 접수 처리하고, 예비후보자의 선거운동도 허용하기로 결정했다"고 중앙 선관위가 밝힌데 대하여 결국 "E(Election선거)편한 세상이 되고 말았다"고 질타한 바 있다.
예비후보들과 현역 의원들 간의 형평성을 확보하고 선거현장의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해도 이 역시 '편법'인데다가 선거구 획정이 마무리되지 않는 한 초법적 조치라는 지적을 한 것이다. 선관위는 선거에 관한한 최고의 의사결정 기관이며 독립된 헌법기관이다.국회에 휘둘려 다녀서는 안되는 것이다. 작년 12월말까지 선거구획정 법안이 통과되지 못했을 때 법과 원칙을 준수했더라면 선거가 코앞인데 이렇게 2월말까지 여야가 유권자인 국민을 볼모로 이 지경까지 사태를 악화시키며 막다른 길로 몰고 올 수 있었을까?
지금 일각에서는 협상이 더 지연될 경우 총선을 한 달 가량 연기하는 초유의 사태를 맞을 것이라는 전망이 강하게 고개를 들고 있다. 정의화 국회의장도 19일 국민의당 안철수 공동대표를 만난 자리에서 "제가 볼 때는 23일을 지나면 4·13 총선이 연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여,야 원내지도부는 금일( 22일) 회동을 열어 선거구 획정과 테러방지법, 북한인권법,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노동4법 등 여당이 요구하는 법안과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 사회적경제기본법 등 야당이 원하는 법안을 두고 협상을 재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2월 임시국회 종료가 내달 11일이기는 하지만 이달을 넘길 경우 재외국민 선거 명부 작성을 포함한 전반적인 총선 일정이 틀어지고, 여기에 맞물려 여야의 당내 경선을 비롯한 공천 작업도 차질을 빚으면서 일대 혼란이 예상돼 선거구획정 마지노 시한을 이달말까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김무성 대표를 비롯한 새누리당 지도부는 쟁점 법안은 다소 뒤로 미루더라도 선거구 획정부터 처리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 박근혜 대통령의 지난 16일 국회 국정연설 이후 강경론으로 돌아선 분위기다.
선거구 획정은 광역시·도별 의원정수 배분이나 석패율제 도입 여부와 같은 일부 쟁점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여야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북한인권법 역시 법 조문에서 북한인권정보 수집과 남북관계 개선 활동 사이에 어느 정도 균형점을 찾아 처리할 가능성이 커졌다.
문제는 선거구 획정을 먼저 처리할 경우 다른 정부·여당의 중점 법안은 사장될 것이라는 우려가 청와대를 중심으로 강하게 제기되 협상이 접점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새누리당은 북한의 핵실험과 장거리미사일 발사 등 잇따른 도발 사태 이후 테러방지법을 선거구획정 법안과 함께 통과 시키기를 강력히 바라고 있지만,야당은 국가정보원에 감청, 금융정보 수집 권한 등을 주는 데 따른 권력 남용 가능성을 들어 요지부동이다. 이와 함께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에서도 의료 부분을 핵심으로 꼽는 새누리당과 이를 제외하고 통과해야 한다는 더민주의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야는 일단 내일 (23일) 본회의를 열어 선거구 획정 통과를 검토하고 있으나, 현재까지의 협상 진행 상황을 볼 때 처리 전망은 밝지 않다. 이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29일 본회의 소집 필요성을 주장하고 있다. 2월 임시국회 안에만 처리해도 선거 연기와 같은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다는 계산에서다. 야당도 일단 29일 본회의 소집에 긍정적인 입장이다.
그러나 선거법 처리가 23일을 넘기면 중앙선거관리위의 선거관리에 상당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선관위는 오는 24일 재외선거인명부 작성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히면서 오는 23일 예정된 본회의에서 선거법을 처리하지 못할 경우 기존의 지역구대로 명부를 만들었다가 새 법이 공포되면 새 법에 따라 재작성을 해야 한다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선관위는 "일반 선거인명부와 달리 재외선거인명부는 선거구가 반드시 표기돼야 한다"면서 "일단 24일부터 작성을 시작하되 선거구 획정 후 수정을 해나가야 하는데 이 경우 비용도 문제지만 자칫 시간에 쫓겨 오류가 생길 위험성도 있다"고 전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여당이 청와대와의 교감을 통해 23일 전격적으로 선거구획정 관련 법안을 통과시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또한 23일날 처리가 안되어도 최소 이달 말(29일)까지는 선거구획정 관련 법안이통과 될 것이란 의견들도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총선이 연기되는 초유의 사태는 피해야겠지만 그 과정에서 여,야와 선관위 청와대가 보여준 태도는 법과 원칙을 무시하고 국민을 안중에도 두지 않는 권위주의 통치의 재현으로 비판 받아 마땅할 것이다.
여.야와,청와대가 총선 연기라는 사상초유의 사태를 초래할지 이제 내일(23일)과 29일에 있을 본회의에 관심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