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홍창 교육위원회 위원장의 주장은 간단하다.교육을 정치적인 사안으로 접근하지 말고 현실론을 받아 들여야 한다는 것이다.투입할 예산이 있는데도 정부탓을 하며 어린이집 예산을 책정하지 않는 것은 도민과 학부모에 대한 직무유기라는 것이다.우선은 어린이집 아이들과 맞벌이부부 등 학부모의 고충을 생각해서라도 먼저 예산을 세우고 정부에 따질 것은 따져야 한다는 것이다.이른바 先예산(현실) 後 공방(정치) 논리인 것이다.내년 충북 교육 예산 수립과 심의를 놓고 벌어지고 있는 첨예한 대립각에 대해 자세히 살펴 보자.(편집자 註)
내년 만 3∼5세를 대상으로 한 어린이집 누리과정 운영 예산을 편성하라는 요구를 수용하지 않은 충북도교육청에 대해 도의회 교육위원회(위원장 윤홍창)가 유치원 누리과정 삭감이라는 강수로 대응했다.
교육위원회(위원장 윤홍창)는 어제(12월4일) 도교육청이 제출한 내년도 유치원 누리과정 사업비 459억원 가운데 297억원를 삭감, 예비비로 돌렸다.삭감된 예산을 어린이집 누리과정 사업비로 수정 편성하라는 것이다.
내년에 필요한 충북의 유치원과 어린이집 누리과정 사업비는 총 1천283억원이다. 이 가운데 어린이집 과정이 64.2%(824억원) 유치원 과정이 35.8%(459억원),이다.
그런데 도교육청은 이 가운데 자신들이 직접 관리·감독하는 유치원 누리과정 459억원만 내년도 예산안에 편성했다.
시·군에 관리권이 위임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는 시·도교육감협의회 결의에 따라 예산을 세우지 않았다.
교육위원회는 이날 유치원 누리과정 사업비 일부를 포함, 도교육청 내년도 예산 542억원을 삭감했다. 이 중에는 과다 계상된 정규직 인건비 200억원 등이 포함돼 있다.
매년 40억∼80억원 수준에서 편성됐던 예비비가 내년 예산안에 274억원이나 포함된 것도 도마 위에 올랐다.
윤홍창(제천1·새누리당) 교육위원장은 "예비비를 과다하게 책정한 것은 지출 예산이 충분한데도 도교육청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지 않은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학교시설 개선비 명목으로 충북에 120억원을 지원한다"며 "이 금액과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 삭감액, 예비비 등을 더하면 어린이집 누리과정도 운영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윤위원장은 "이런 요구를 수용하지 않으면 새해부터 도교육청의 모든 예산 심의를 거부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초강수 압박에도 도교육청은 도의회 제안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전국 시도교육청들이 공조,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의무 지출경비로 편성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요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중앙정부와 정치권이 나서서 해결해야 할 사안을 무조건 우리가 책임지라고 몰아붙이는 건 무리"라며 "의회의 요구대로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할 수는 없는 노릇"이라고 말했다.도교육청의 곤혹스러움 뒤에는 전국 진보교육감들의 정부에 대한 강한 압박이 도사리고 있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