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레 12일 선출…전·현직 조합장 등 6명 출마

모레 (12일) 치러지는 제23대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앞두고 누가 앞으로 4년간 농협을 이끌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번 선거에는 총 6명이 입후보했다. 선거를 이틀 앞둔 10일 현재 3강 3약의 구도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3강으로 거론되는 후보는 이성희 전 경기 낙생농협 조합장(66), 최덕규 경남 합천가야농협 조합장(65), 전남 출신의 김병원 전 농협양곡 대표이사(62)다. 나머지 3명은 하규호 경북농업경영인조합장협의회장(57), 서울 출신 박준식 농협중앙회 상생협력위원장(75), 김순재 전 경남 동읍농협 조합장(50) 등이다.
출신 지역별로 정리하면 영남 3명(최덕규·하규호·김순재), 서울·경기 2명(박준식·이성희), 호남 1명(김병원)이다.역대 선출직 회장 출신지는 영남 2명(정대근·최원병), 충남 1명(원철희), 강원 1명(한호선)으로 이번에 어느 지역 후보가 당선될지도 관전 포인트다.
이번 선거는 현 회장이 연임으로 출마할 수 없어 새로운 회장을 뽑아야 하고 그동안 조합원들에 의한 직선제 선출이 금권선거 등 많은 부작용을 수반해 간선전제로 전환한 후 첫번째로 회장을 뽑는 선거이기도 하다.
간선제로 전환된 이번 선거는 조합원 235만여명이 선출한 조합장 1천142명 중 뽑힌 대의원 291명과 농협중앙회장 등 292명이 농협중앙회장을 뽑는다. 선거인은 선거 당일 투표장인 서울 농협중앙회 대강당에서 후보자의 소견 발표를 듣고 투표한다.
또 이번 선출될 회장은 2009년 12월 시행에 들어간 개정 농업협동조합법(농협법)에 따라 임기가 4년 단임제로 제한되게 된다..
농협중앙회장은 비상근직이지만 약 235만명에 이르는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면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농민 대통령'이라고도 불린다.특히 이번 선거는 최원병 회장 연임으로 간선제 전환 후 새로운 회장을 뽑는 첫 선거여서 관심이 집중되는 상황이다. 총선을 앞두고 있어 정치권에서도 농심의 향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선거의 판도는 혼전 양상 속에 경험 많은 후보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지지를 얻고 있는 것으로파악되고 있다.김병원 후보와 최덕규 후보는 바로 전 선거가 벌어진 2011년 선거에도 출마해 최원병 현 회장과 경합을 벌였다. 특히 김 후보는 최 회장이 처음 당선됐던 2007년 선거에 나서 1차 투표 때 1위를 기록했으나, 최 회장과의 2차 투표에서 고배를 마신 적이 있다. 농협중앙회장 선거는 모든 후보자들을 대상으로 1차 투표를 실시한 뒤, 과반 이상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를 대상으로 2차 결선투표를 실시해 당선자를 결정한다. 현재까지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는 후보가 없어 선거 당일인 12일 결과 발표 전까지 새 회장의 얼굴을 예측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관측이다.
한편 선거의 실제 관심사는 ‘누가 회장이 될 가능성이 높으냐’ 또는 ‘누구 편을 들어야 하는것이냐’" 등 전형적인 줄 서기와 줄 대기가 선거의 실제 관심사로 흐르고 있다. 회장의 권한이 막강한만큼 지역조합에게 줄 수 있는 특권도 적잖기 때문이다.
농협중앙회장은 법적으로는 ‘비상근 명예직’이지만 농민신문사 회장을 겸직하면서 중앙회와 신문사로부터 받는 연봉이 총 7억2000만원에 달한다. 비공식적으로 농협중앙회 부회장 및 3명의 대표, 산하 계열사 31개의 대표 인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농협의 정책·사업을 결정하는 이사회 및 대의원회 회장도 맡고 있다. 각 지역조합이 지역에 빌려주는 무이자 자금인 ‘조합상호자금’ 지급 권한도 중앙회장의 손 안에 있다. 소위 ‘회장의 편’에선 조합장에 상대적으로 더 큰 몫의 자금이 돌아간다는 이야기도 있어 조합장들은 줄서기에 민감할 수 밖에 없다. 호남지역 농협은 호남 출신을, 영남지역은 영남 출신을 지지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와 같이 이번 선거의 결과에 따라 많은 수입과 권한을 얻을 수 있는 만큼 후보자들도 선거에 사활을 걸고 있다. 때문에 각 후보를 향한 비판과 구설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성희 후보는 농협중앙회 감사위원장을 역임하면서도 최원병 현 회장의 측근들의 비리 스캔들을 제대로 감사하지 못했다는 비난에 직면하고 있으며,최덕규 후보는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중앙선대위 조직총괄본부에서 일한 경력 때문인지 ‘청와대와 정치권이 뒤를 봐주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있다. 김병원 후보는 2011년 선거 당시 최원병 회장에 대한 당선 무효 소송을 냈다가 취소한 뒤 NH무역, 농협양곡 대표를 맡은 점이 다시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회장보다 농협중앙회 고위직을 염두에 두고, 낙선 뒤 이 자리를 확답받기 위해 나온 게 아니냐는 것이다.
선거 전·후로 금권 선거 논란도 예상된다. 2009년 농협중앙회는 1100여명의 전국 조합장들이 중앙회장을 선출할 때 금권선거가 난무한다며 이를 ‘대의원 간선제’로 고쳤다. 그러나 각 후보들이 ‘관리’해야 할 대상이 줄어든 만큼 각 후보자들이나 중앙회 차원에서의 ‘로비’가 더 쉬워졌다는 소리들도 들려오고 있다.
따라서 이번 선거를 위탁,관리하는 중앙선관위도 선거 관리를 한층 강화하며 혼탁선거를 막기 위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선거에서 누군가 특정 후보를 비방하는 인쇄물이나 문자메시지를 발송한 행위 3건을 포착해 수사 의뢰 하기도 했다.
또한 .선거 운동도 선거 공보 발송과 전화·인터넷을 이용한 방법 등으로 제한된다. 공직 선거와 달리 후보자만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제한하기도 했다.
한편 각 후보는 다양한 공약을 내놓고 있는데 농협중앙회 개혁, 조합장 권한과 위상 강화, 조합 지원 확대, 농협중앙회장 선거 직선제 전환 등에 대부분 한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임기 4년의 ‘농민 대통령’ 자리에 누가 오르게 될지 모레 치러질 농협중앙회장 선거에 제천 농업계의 눈과 귀도 농협중앙회로 쏠릴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제천지역에서는 유일하게 홍성주 봉양조합장이 전국 291명의 대의원 가운데 하나로 선거인단에 포함돼 눈길을 끌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