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환 지사 금품 수수 혐의 관련 공소유지 가능하나? 충북경찰청 수사력 시험대에...
김영환 충북지사가 해외출장 여비 명목으로 청주의 유력 사업가들로부터 500만원의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 지난 21일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가 사상초유로 충북지사 집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번 사상초유의 충북도지사 집무실 압수수색이 태산명동서일필(泰山鳴動鼠一匹)로 끝날지 아니면 호일필(虎一匹)로 끝날지 충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의 수사력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찰은 제보자의 진술이 구체적인 점과 이미 확보한 블랙박스에 금품제공을 협의한 내용이 담긴 점 등을 들어 김 지사가 금품을 수수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결정적 증거를 뜻하는 스모킹 건을 찾기 위해 압수한 휴대폰의 포렌식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그러나 의외로 스모킹 건을 찾지 못해 공소유지가 어려울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달 28일 전북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는 간판업자로부터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익산시청 5급 공무원의 사무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해 스모킹 건을 찾아내는 빛나는 성과를 거뒀다.압수수색 과정에서 (금품수수 의혹을 받고 있는) 5급 사무관이 자신의 차량을 부하직원을 시켜 다른 곳으로 이동시키려는 정황을 포착한 전북경찰청 수사대가 사무관의 차량을 압수수색해 수천만원의 돈다발을 발견한 것이다.이러한 결정적 스모킹 건에 따라 공무원은 결국 구속기소 됐다.
그러나 김 지사의 경우는 익산시청 5급 사무관과는 레벨이 완전히 다르다.
법원 판결에서 자주 언급되는 '사회통념의 관점'에서 볼 때 5급 사무관의 차량에서 발견된 수천만원의 돈다발은 사회통념상 개인의 일반적 사적 금원으로 보기 어렵다.그러나 김 지사의 경우 김 지사 집무실에서 설령 500만원의 돈봉투가 발견되었다고 해도 그것이 청주 유력사업가들이 공여한 돈으로 특정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사회통념상 충북지사와 5급 사무관의 위치는 완전히 다르기 때문이다.충북지사 정도의 위치라면 500만원의 현금 정도는 사적인 금전으로 얼마든지 보관할 수 있다는 것이다.격려금 지급,경조사비 지출 등과 관련해 그 정도의 금원은 사적인 용도로 보관할 수 있다고 법원은 판단할 수 있다. 따라서 500만원이 담긴 돈봉투를 발견했다고 해도 그것이 곧 스모킹건이 될 수는 없는 것이다.
반면 익산시청 공무원은 사회통념상 500만원 이상의 금원이 차량에서 발견되었다면 증거물로 특정할 수 있다.그것이 수천만원이었다면 더 말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돈을 줬다는 사람도 받았다는 사람도 없는 상황에서 500만원의 돈봉투보다 더 결정적인 스모킹건을 찾아내야 하는 고난도 수사라 할 수 있다.
따라서 경찰이 결정적인 스모킹 건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적어도 금품공여 의혹을 받고 있는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의 자백은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금품 제공 상황에 대한 윤 회장의 구체적 진술이 있다면 블랙박스 자료와 제보자인 참고인 진술 등을 토대로 김 지사를 기소할 수 있다.
그러나 윤 회장이 전적으로 금품제공을 부정하는 상황에서는 휴대폰에서 결정적인 증거인 스모킹 건을 찾아내야 한다.
주목할 스모킹 건은 충북체육회장이 지난 6월 김 지사에게 500만원의 금품을 제공하면서 이 돈이 배구협회장과 반반씩 모은 돈이라는 사실을 김 지사에게 말했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500만원의 금품이 큰 돈으로 보기 어려워 윤 회장이 그런 사실을 말하지 않고 자신이 준 것처럼 전달했을 가능성도 있다.이럴 경우는 스모킹 건을 찾기는 사실상 난망하다.
왜냐하면 이번 500만원의 금품 제공 의혹 사건에서 스모킹건은 김 지사의 휴대폰과 배구협회장의 휴대폰이다.
김 지사가 문자나 음성으로 250만원의 돈을 제공한 혐의를 받고 있는 배구협회장에게 감사의 메시지를 보낸 흔적을 발견한다면 스모킹 건이 될 수 있다.그러기 위해서는 앞서 언급했듯이 반드시 윤현우 회장이 김 지사에게 배구협회장과 같이 걷은 돈이란 사실을 언급했어야 하며,아울러 김 지사가 관련된 감사의 메시지 또는 음성 녹취록을 남겼어야 한다.
그런 정황이 휴대폰에 구체적으로 고스란히 남아있다면 공소유지가 가능할 것이나 그런 스모킹 건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공소유지 자체가 어려울 수 있다.
경찰이 스모킹 건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단순한 공소유지 유무를 떠나 후폭풍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충북경찰청이 김 지사의 휴대폰 이외에는 충북도청에서 찾아낼 마땅한 스모킹 건이 없는 상황에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집무실 압수수색을 공개적으로 실시했다는 점이다.
앞서 언급했듯이 설령 500만원의 돈봉투를 발견했다고 해도 그것이 두달 전에 제공한 금품으로 특정할 수 없다는 점,차량 출입기록이 담긴 CCTV 등은 정황증거일 뿐 돈을 줬다는 결정적 증거가 될 수 없다는 점 등을 고려해 비공개로 김 지사의 출퇴근길에 휴대폰만 먼저 압수수색하는 방법을 택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있다.
도지사 집무실 압수수색을 통해 경찰이 확보하려는 증거가 애당초 증거로써 효용가치가 적다는 점을 지적하는 법조계 의견도 있다.
이번 사건 같은 경우 공여자가 공여일로 특정되는 날에 지사실을 방문했지를 나타내는 차량출입 CCTV 기록은 중요치 않다.도지사실을 방문했다고 해서 돈을 줬다고 특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경찰이 아무런 핵심증거를 찾지 못한다면 제보자가 돈을 준 현장을 목격하지 못한 상황에서 제보자의 진술과 차량 블랙박스 내용만을 토대로 법원이 유죄 판결을 내릴 가능성은 사실상 전무하다.
따라서 충북경찰청은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핀셋 압수수색이라 할 수 있는 (출퇴근길) 휴대폰 압수수색만 먼저 실시했어야 했다.지사 집무실에 CCTV가 설치돼 있지 않아 금품수수 장면을 담은 증거물은 애시당초에 확보할 수 없는 상황임을 누구보다 잘 아는 경찰이 과연 어떤 증거물을 확보하려고 지사실을 압수수색 했는지가 궁금하다.
익산시청 공무원은 차량이 개인 소유이지만 충북지사는 관용차량이기에 차량 압수수색이 효과가 없다면 차라리 집무실 대신 지사 공관과 개인 주거지에 대한 압수수색이 이뤄졌어야 했다.
압수수색 사실이 사전에 누출된 점과 빈껍데기에 그칠 수 있는 집무실 압수수색은 충북경찰청의 수사력에 깊은 의문을 갖게 한다.
경찰이 포렌식을 통해 다행히 스모킹 건을 찾아낸다면 임각수 전 괴산군수와 이승훈 전 청주시장을 기소한 조은석 현 내란특검 특별검사(전 청주지검장)와 같은 찬사를 얻기에 충분하겠지만 만약 스모킹 건을 찾아내지 못한다면 비난의 화살이 충북경찰청으로 향할 수도 있다.
전북지방경찰청은 치밀한 수사로 스모킹건을 찾아내 금품을 받은 공무원을 구속기소한 반면 충북경찰청은 공소유지가 어려워 검찰로부터 불기소 지휘를 받는 허망한 상황도 맞이할 수 있다.
현금으로 금품을 수수하는 경우에는 증거를 확보하기가 녹록치 않아 반드시 공여자나 수수자의 행위 인정 진술이 선행돼야 한다.이번 사건에서는 윤현우 충북체육회장의 공여 진술이나 김영환 지사의 수수 인정 진술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후자의 진술은 확보할리 만무한 상황에서는 전자의 진술이 매우 중요한데,공여자도 준 사실이 없다고 부인하는 상황에서 공소유지가 가능할지가 주목된다.
아직은 휴대폰 포렌식을 하는 상황이라 속단할 수는 없지만 핵심증거를 확보하지 못하는 상황이 온다면 그야말로 충북경철청의 명예와 신뢰는 곤두박질 칠 수 있다.그러나 경찰이 핵심증거를 찾아낸다면 충북경찰청의 수사력에 찬사가 쏟아지는 동시에 김 지사의 명예와 신뢰는 바닥으로 추락해 사실상 정치생명이 끝나게 될 것이다.
앞으로 김 지사를 비롯해 충북체육회장과 배구협회장도 줄줄이 불려 가겠지만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돈을 준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부인한다면 그야말로 태산이 떠나갈 듯 요동쳤으나 뛰쳐나온 것은 쥐 한 마리뿐이란 말처럼 말과 행동은 거창했으나 결과는 보잘 것 없음을 이르는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이 현실화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한편 충북체육회장과 충북배구협회장 등 두 尹氏가 각각 250만원씩 500을 모은 정황은 확실해 보인다.그런데 250은 빌려준 것이라는 주장은 옹색해 보이며 의심을 받기에 충분해 보인다.
그렇더라도 이들이 검찰조사나 법정에서 말을 맞춰 500을 담아 지사실에서 전달했는데 김영환 지사가 받지 않고 고사해 도로 가져왔다고 주장하면 그야말로 경찰과 검찰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신세가 될 수 있다.
돈을 찾아온 건설회사 직원과 이를 뒷받침 할 운전기사의 증언이 있더라도 그리고 블랙박스에 돈을 모아서 주자는 내용이 녹화됐더라도 돈을 전달한 현장을 목격한 사실이 없다면 공소유지는 녹록치 않다.
이들이 아직은 손쉬운 방법으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돈을 준 적도 받은 적도 없다고 주장하지만 변호사의 조력을 통해 경찰조사에서는 돈을 주려고 했지만 지사가 고사해 전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면 이를 뒤엎을 핵심증거가 없다면 사실상 그것으로 상황은 종료될 수 있다.
결국은 이번 사건에서는 경찰이 (증거물로)무엇을 확보했는지가 가장 중요한 핵심포인트가 될 것이다.이들을 불러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술이 엇갈리든 일치하든 경찰의 공소유지는 김 지사의 감사 인사 문자메시자나 음성 녹취록에 따라 결정될 것이다. 과연 경찰이 김 지사의 휴대폰에서 돈을 받은 것으로 충분히 유추할 수 있는 특정 내용이 담긴 증거물을 확보했는지가 핵심쟁점으로 판단된다.
김 지사가 지난 21일 압수수색 후 입장문을 통해 "금품을 받은 사실이 없으며,경찰조사를 통해 사실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질 것"이라며,"경찰 수사에 적극 협조하겠다"고 밝힌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휴대폰에 증거물이 남아있지 않다는 무언의 메시지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경찰과 김 지사의 자존심과 명예를 건 대회전이 어떻게 끝날지 앞으로 있을 경찰의 수사결과 발표에 이목이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첨언하면 법정에서는 반드시 액체나 고체의 증거물을 제시해야 하는데 현재 경찰은 수증기인 기체만 확보하고 있다고 판단된다.
충북경찰청이 이 수증기들을 어떻게 모아 액체화할지 주목된다.블랙박스,CCTV,참고인 진술 등은 모두 수증기인 기체일 뿐이다.이 기체들을 모아 충북경찰청이 과연 액체화시킬 수 있을지,전북경찰청은 액체를 넘어 고체인 돈다발 증거물을 찾아 부패한 공무원을 구속기소하는 빛나는 성과를 올린 상황에서 충북경찰청이 내놓을 수사 성과물이 매우 주목된다.(주은철 기자)





















